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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계발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도서리뷰

by BOKII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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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명한 고기리 막국수 김윤정 사장님의 책이다. 지금처럼 2시간씩 대기 하기 전에는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그렇게 오래 기다릴 엄두가 나지 못해 못가고 있다. 언제라도 달려가서 막국수 한그릇 하고 싶던 곳인데, 평일 저녁 늦게 마감시간에 가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즈음은 언제든 대기가 있는 듯 하다.

가게에서 느낌 사장님의 모습은 일단 친절하시다. 일하시는 분들도 바쁜 와중에도 짜증이나 귀찮음이 보이지는 않았다. 책을 보다보면 얼마나 손님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하시는지 깨닫게 된다. 

코로나 시기 이후에는 식당을 가는거 자체가 조심스러워졌다. 5살 아들과 함께 식당을 오랜만에 가더라도 엄청나게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테이블 간격은 떨어져 있는지, 일하시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는 있는지, 테이블에 가림막은 되어 있는지 이런걸 하나하나 찾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고기리 사장님은 이런 고민은 손님이 하는 것이 아니고 사장이 해야 한다고 하신다. 책만 읽어 봐도 코로나 대비를 얼마나 철저히 하시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어서 굳이 인터넷을 찾아봐서 나의 저런 고민거리를 찾아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장사를 하시는 분이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나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만간 가서 들기름막국수에 물막국수 사리를 주문해서 시원하게 막국수 한그릇 하고 싶어 졌다.


책속의 한문장

하지만 이 시기에 누구보다 불안을 느끼는 분들은 바로 손님입니다. 생업이나 학업 등을 위해 부득이하게 타인과 접촉해야 하는데, 매 순간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대면 시대에 정서적인 교감과 소통의 욕구를 채우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숫집에 오는 손님 중 아기 엄마를 유심히 보게 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아이를 돌보다 보면 막국수가 나와도 항상 일행과 같이 먹지 못하고 가장 늦게 먹기 시작합니다. 그분들을 위해 막국수를 조금 천천히 먹기 시작했을 때의 면 상태까지 체크합니다. 맛 자체뿐만 아니라 손님의 상황을 고려해 최상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때만큼은 우리 음식이 무조건 최고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시간입니다

손님이 머무시는 방마다 맑은 음질을 갖춘 스피커를 설치했습니다. 식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음역대가 넓지 않은 피아노곡을 선곡합니다. 거기에 주문을 받거나 그릇을 치우는 데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유의하여 손님이 자연스럽게 음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요

식당이 오래가려면 원가보다 가격이 높아야 하고, 가격보다는 가치가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원가와 가격은 주인이 정하지만, 가치는 손님들이 매겨주셔야 하는 거잖아요. 그간 맛있게 느껴지게 하려고 애쓰다 보니 어느덧 국숫집의 가치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리하여 국숫집 사리의 법칙!
하나, 사리라도 원래의 양과 똑같은 한 그릇이 나갑니다. 사리라고 해도 온전히 드실 수 있도록 양념장을 정확히 계량하여 얹고 육수도 콸콸 부어 나갑니다
둘, 마음 같아서는 우리 막국수를 더 드시겠다고 하는 고마운 분들께 공짜로 드리고 싶지만, 장사하는 사람이니 값은 받습니다. 다만 사리는 반값만 받습니다.
셋, 다른 막국수 사리도 가능합니다. 들기름막국수를 드셔도 비빔사리를 드실 수 있고, 비빔막국수를 주문하셔도 물사리를 드실 수 있습니다. 물막국수 드시고 또 물사리 드시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고요.

국숫집의 대표 소품인 하얀 면 행주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일회용 행주로 진화했습니다. 손님들을 안심시키고 스스로 청결하겠다는 다짐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여전히 흰색입니다. 국숫집에서는 위생을 위해 특별히 마음을 쓰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김치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항상 새 접시에 나간다'는원칙입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끔 손님들 반응을 보면 아직 그리 당연한 일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막국수의 주재료인 메밀은 다루기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아무리 세밀하게 계량해도 면을 만들 때는, 메밀 수확 시기에 따른 알곡 자체가 지닌 건조도는 물론, 그날의 날씨, 습도, 반죽 시간, 농도, 반죽하는 물의 온도, 삶는 시간, 삶는 물의 양, 헹구는 물의 온도 등에 따라서 결과가 다 달라집니다. 국숫집에서는 계량화 기준 오차 범위를 5% 이내로 유지하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음식은 주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식당을 하면 할수록 음식이 사람의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바로 하려면 제 삶부터 잘 살아내야 할 일입니다.

돼지고기 수육은 여러 차례 나누어 삶습니다. 한번에 다 삶아놓으면 맛이 없습니다.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30분은 뜸을 들여야 속까지 촉촉한 수육이 완성됩니다. 곁들여 나갈 마늘과 고추는 얇게 저며 두고, 메주콩으로 직접 만든 쌈장도 준비합니다. 메밀을 빻고 반죽해서 국수를 내리는 일은 제일 중요한 작업입니다. 반복되는 이 동작이 주반의 일과 대부분을 차지하지요. 종일 면을 뽑고, 삶고, 헹구고, 남은 물기를 꼭 짜서 모양을 냅니다. 

공용 젓가락 통도 바꾸었습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젓가락에 내 손이 닿은들 무심코 넘겼을 테지요. 빈틈없이 위생을 챙기고자, 공용 젓가락 통을 없애고 일회용 젓가락을 가져다두었습니다. 또한 소독을 위해 하루에 몇 차례 테이블을 알코올로 닦았습니다. 살균 세탁하여 재사용해오던 행주 대신, 일회용 행주로 바꾸어 오염된 것은 버리기 쉽게 조치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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